퇴사가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의 이슈라고 느낀 후 실제 퇴사 시 발생할 우려의 상황을 미리 체크하고 대책을 준비할 필요를 강하게 느꼈다. 당장 월급이 끊기는 문제도 있지만, 막상 알아보면 실업급여와 건강보험, 퇴직금, 세금처럼 그동안 회사가 대신 처리해주던 일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온다.
20년 넘게 한 회사에 다닌 40대 후반 직장인이다. 아직 정확한 퇴사 날짜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언젠가 준비해야지’라는 생각만으로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고 느낀다. 퇴사는 회사를 나오는 하루의 사건이 아니라, 월급이 없는 기간을 견디고 다음 생활을 설계하는 긴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월급 하나에 기대는 구조가 위태롭게 느껴졌다
퇴사를 진지하게 생각한 가장 큰 계기는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는 모습을 지켜본 일이었다. 이전에도 기술이 직업을 바꾼다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최근의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사람이 오랜 시간 배워야 했던 일을 AI가 짧은 시간에 처리하는 장면을 보면서 직장과 일자리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계속 유지된다고 확신하기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당장 지금 자리가 사라진다거나 회사를 곧바로 그만두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40대 후반이 된 시점에서 생활비와 미래 계획을 월급 하나에만 기대는 구조가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됐다. 회사가 안정적으로 보일 때일수록 회사 밖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 뒤로 퇴사 준비를 날짜부터 정하는 일이 아니라, 월급이 끊긴 뒤 어떤 비용이 발생하고 무엇으로 수입을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로 보기 시작했다.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을 때 하나씩 시험해보자는 것이 지금의 결론이다.
사진 부업을 접고 다음 수입원을 준비했다
직장 밖에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사진작가로 부업을 하며 아기 성장앨범을 촬영했고, 웨딩 스냅과 본식 원판 촬영도 했다. 평일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일정에 맞춰 촬영을 이어가는 생활이었다. 월급 이외의 수입을 직접 만들어봤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사진 촬영은 일감이 일정하지 않았다. 촬영 의뢰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컸기에 앞으로의 수입을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사진 부업은 접었다. 이 경험을 통해 부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퇴사 이후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지속 가능성과 수입의 안정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취미 였을 때의 사진은 매우 즐거웠지만 일이 되니 그 흥미도가 체감 40% 이하였던 것 같은데 다시 취미가 되니 흥미도가 60% 이상은 복구된 것같다.
지금은 파이썬으로 자동매매를 만들어보며 다음 수입원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실제로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수익을 보장할 수도 없다. 다만 퇴사한 뒤 급한 마음으로 방법을 찾기보다 월급이 나오는 동안 배우고 시험해보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퇴사 준비란 월급 밖의 가능성을 미리 확인하고, 실패할 가능성까지 감당해보는 일이다.

퇴사 전후에는 직접 확인할 일이 많았다
다음 수입원을 준비하는 것과 별개로 행정·재정 문제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실업급여, 건강보험, 퇴직금, 세금은 익숙한 단어지만 관련 정보는 고용24,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용노동부, 국세청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다. 개인의 퇴직 사유와 소득, 회사의 퇴직연금 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각자 조건을 기준으로 다시 확인해야 했다.
| 확인 항목 | 퇴사 전 살펴볼 내용 | 퇴사 후 확인할 내용 | 주요 확인처 |
|---|---|---|---|
| 실업 급여 | 퇴직 사유와 고용보험 가입 이력 | 이직확인서 처리, 구직등록과 수급자격 신청 | 고용24·고용센터 |
| 건강 보험 | 직장가입자 자격 종료 시점과 가족의 피부양자 가능 여부 | 지역보험료와 임의계속가입 중 유리한 방식 비교 | 국민건강보험공단 |
| 퇴직금 | 회사 제도가 퇴직금·DB·DC 중 무엇인지 확인 | 예상 금액, IRP 이전 여부와 수령 절차 확인 | 회사 담당부서·고용노동부·금융회사 |
| 세금 | 근로소득 외 사업·기타소득 자료 정리 | 중도퇴사 연말정산과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 확인 | 국세청 홈택스·세무사 |
예를 들어 고용24 안내에 따르면 구직급여는 퇴직 다음 날부터 1년이 지나면 정해진 지급일수가 남아 있어도 받을 수 없으므로 신청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임신·출산·질병 등의 사유가 있으면 수급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으니 이 경우 관할 고용센터에 확인이 필요하다.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은 퇴직 전 18개월 동안 직장가입자 자격을 통산 1년 이상 유지했다면 신청할 수 있고, 최대 36개월까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실업급여 수급 가능 여부와 실제 보험료, 퇴직금 수령 방식, 신고할 세금은 개인별 조건이 다르므로 관할 기관이나 세무사·노무사에게 최종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준비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MoneyHUB를 시작했다
AI가 바꾸는 일자리의 모습을 보며 시작한 고민은 월급 밖의 수입과 퇴사 이후의 행정 절차로 이어졌다. 알아볼수록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하나의 답보다, 자신의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문가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실제로 무엇을 찾아보고 준비했는지 기록하고 싶었다.
그래서 MoneyHUB를 시작했다. 앞으로 실업급여와 건강보험, 퇴직금, 세금처럼 퇴사 전후에 부딪히는 문제를 하나씩 정리해보려 한다. 완벽하게 준비된 뒤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궁금한 내용을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 자체를 남기는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준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월급 하나에만 의존하는 구조의 위험을 외면하지 않는다.
- 퇴사 전에 월급 밖의 수입 가능성을 충분히 시험해본다.
- 실업급여·건강보험·퇴직금·세금을 항목별로 정리한다.
-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내용은 관할 기관에 최종 확인한다.
-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준비 과정을 꾸준히 기록한다.

